▲ 김선주 교수

문학(文學)은 언어를 예술적 표현의 제재로 삼는다. 새로운 의미를 창출해 인간과 사회를 진실 되게 묘사하는 역할을 한다. 언어를 통해 인간의 삶을 미적(美的)으로 형상화한 것이다. 문학을 일컬어 특정 주제를 가진 이야기, 시, 희곡의 모음이라고 하는 이유이다.

문학이 우리 삶의 새로운 감성체계를 만들어 주는 마중물 역할을 한다면, 평론가는 그 작가가 정초(定礎)한 감성체계가 정말 새롭고 또 다른 시각인지, 나아가 우리 공동체에 의미 있는 지점을 제시하는지를 살피는 역할을 한다.

이런 측면에서 한국문단에 주목되는 평론집이 출판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김선주 건국대 겸임교수가 문학평론집 ‘문학의 레시피’를 펴낸 것이다. 김 교수가 변영로, 김기림, 유치환, 이동주 등 근대시인 4명을 포함해 공광규, 민수영, 함동수를 비롯한 현대시인 25명 등 모두 29명 시인들의 시세계를 평론한 역작이다.

김선주 교수는 “인류에게 시(詩)는 삶의 일면을 쓸어 모으는 바람의 손길처럼 신비롭다. 우리는 종종 한 개인이 걸어온 삶의 지대를 현미경처럼 들고 살펴본다.”라고 말해 희노애락이 배어 있는 인생노정의 축약이 곧 시라는 정의이다. 김 교수의 시론은 계속된다. “시인의 언어는 다채로우면서도 향기로운 그윽함을 지녔다. 모든 역경과 초월의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겼다.”

시를 접하는 그의 시각이 이처럼 고결하고 안목이 높기에 사명감이 충일하고 있다. 바로 대표적 시인들의 시세계를 세상이 알리는 데 작은 힘이나마 보태겠다는 다짐이다. 김 교수는 “긴 세월 긴장을 늦추지 않으려고 노력해 온 나만의 심미안으로 찾아낸 그들이 지닌 문학의 묘미를 조금 더 많은 이들과 소통하고자 독자에게 다가간다.”고 저작 동가를 명쾌하게 밝혔다. 김 교수는 세상에 나온 ‘문학의 레시피’에 대해 잔잔하면서도 호소력 강한 바람을 나타냈다. “여기 담긴 시인들의 레시피가 문학의 길을 걸어가는 데 있어서 행복이 가득한 시의 향연으로 불리길 염원합니다.”

한편 ‘문학의 레시피’는 작품의 시대적 배경과 창작 동기, 작가론 분석, 총체적 핵심정리, 이해와 감상, 의의와 한계뿐 아니라 제목 분석에 이르기까지 상세한 작품평론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서울문학출판부 간, 37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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