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선동 논설위원

인간은 생을 영위하기 위해서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욕구가 있다. 본능적인 욕구이자 생리적인 욕구다. 이를테면 먹고살기 위한 식욕과 종족을 보존하기 위한 성적인 욕구, 휴식을 취하고 다음의 활동을 영위하기 위해 취하는 잠을 자고 싶은 수면 욕구 등이다. 위의 세 가지 욕구는 인간이 살아가는 데 없어서는 안 되는 꼭 필요한 필수적인 욕구다.

이 욕구는 필요한 욕구지만 욕구를 충족하면 일정 시간 동안은 필요하지 않고 해소될 수 있는 본능적 욕구들이다. 그런데 인간은 동물과는 달리 위에서 언급한 세 가지 본능적인 욕구 외에도 다양한 욕심과 욕망이 있다. 살아가면서 자연스럽게 생성되는 생리적인 현상인 배설 욕구를 비롯하여 일을 이루고자 하는 성취욕이 있다.

재산을 불리고자 하는 재산증식욕과 명예욕, 승진욕, 승리욕, 쟁취욕, 성공욕, 합격욕 등 수없이 많은 욕심과 욕망이 있다. 위에서 언급한 욕심과 욕망은 가정을 유지하고 지역사회와 국가의 발전과 인류의 진화를 촉발하는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이런 욕망은 만족할 줄 모르고 무한으로 증폭되는 특성이 있다.

그래서 과하면 많은 부작용을 초래하는 역기능도 있다. 근래에는 욕심을 불법적으로 과하게 추구하고 확대하려는 풍조가 점점 커지면서 사회에서의 해악과 폐해로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국민의 다양한 욕구가 분출하고 이해가 충돌되는 사회일수록 공정이 우선시돼야 하고 법 준수가 절실히 요구된다.

오죽하면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롭다"라는 말을 듣고 국민이 새로운 희망과 부푼 꿈을 꾸며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세상'을 꿈꾸며 반기고 기대까지 하였을까?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세월이 흐르면서 하나둘씩 양파껍질이 벗겨지듯이 지나친 탐욕과 거짓에 의한 비리와 과욕에 찬 불공정 사례가 폭로되면서 국민의 기대감과 희망감은 진흙 덩이에 내팽개쳐질 만큼 사회적 박탈감과 분노가 극에 달했다.

얼마 전 치러진 서울과 부산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서 표심으로 작용하여 여당 시장 후보들이 참패하는 선거결과가 나왔다. 정치인과 고위 공직자들, 공기업 직원들처럼 권력과 권세가 있고 사전정보를 취득할 수 있는 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이번 선거결과를 보고 뼈저리게 느끼고 크게 반성을 해야 한다.

분수에 넘치게 탐내거나 누리고자 하는 욕심(慾心)을 버려야 한다.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욕심이 많은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욕심쟁이'라는 말이 있다. 이와 같은 유의 욕심쟁이들이 줄어들기는커녕 오히려 더 늘어나고 있어서 국민의 분노와 허탈감이 커지고 있다. 욕심쟁이들도 훨씬 다양화하고 진화 발전하고 있다.

권력욕심쟁이들을 비롯하여 감투욕심쟁이들, 부동산욕심쟁이들과 정치욕심쟁이들, 승진욕심쟁이들, 거짓말욕심쟁이 등등 일일이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욕심쟁이들이 전국 방방곡곡과 사회 각계각층에서 독버섯처럼 기생하며 나라와 사회 곳곳을 들쑤시고 패악질을 해서 국정을 문란케 하고 사회를 혼란에 빠트림으로써 국민의 열패감과 분노를 키워왔다.

일부 유력 인사들의 지나친 욕심으로 인한 불법적인 행위는 패가망신하고 나라를 자칫 누란의 위기로 빠트릴 수 있는 중차대하고도 엄중하며 심각한 국가적 문제이다. 내년에는 새로운 대통령을 뽑는 대통령 선거가 있는 해다. 그렇지 않아도 국가 기강이 해이해지고 도덕과 양심이 땅에 떨어져 사회적 윤리의식이 문란해지기 쉬울 때다.

범국가적으로 불미스럽고 비양심적이며 반사회적인 욕심쟁이들을 퇴출하고 법의 준엄한 심판을 통해 엄단 해서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가 정의로움'을 온 국민 앞에 보여야 할 것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그동안 실추된 일부 정치인들과 국가에 대한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과도한 욕심을 절제하고 자제하려는 사회적인 노력과 분위기 쇄신이 필요하다. '욕심이 사람을 죽인다'는 우리나라 속담이 있다. 욕심이 너무 지나치면 욕심에 눈이 가려져 사리 판단이나 분별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위태로운 일까지 거리낌 없이 하게 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정치인과 공직자들이 마음에 새겼으면 하는 말이다.

'돈에 욕심 없는 사람이 없겠으나 밥 굶지 않고 옷 걱정 없으면 되는 사회'가 되기를 열망한다. 정치인들뿐만 아니라 사회 각계각층 인사들의 각고의 자각(自覺)이 그 어느 때보다도 필요한 시기이다. 앞으로는 청심과욕(淸心寡慾)의 새로운 시대를 맞았으면 한다. '마음을 깨끗이 하고 욕심을 적게 가지는 시대'가 도래하기를 갈망한다. 지나치게 탐하는 욕심, 즉 탐욕(貪慾)을 버리고 맑고 깨끗한 사회가 되면 얼마나 좋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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