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반기 무역수지가 12억달러 적자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는 28일 서울 삼성동 트레이드 타워에서 '상반기 교역 동향 및 하반기 무역·통상 환경 전망 기자 간담회'를 열어 "올 하반기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3.1% 감소한 3천227억달러, 수입은 12.4% 감소한 3천239억달러를 기록한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하반기 수출의 경우 지난해 4분기(10∼12월) 수출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로 감소 폭이 둔화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여전히 마이너스 행진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란 분석이다.

품목별로 선박(20.8%↑), 석유화학(8.1%↑), 무선통신(7.6%↑), 디스플레이(6.4%↑), 철강(1.2%↑), 자동차(0.9%↑), 가전(0.6%↑) 등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수출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컴퓨터(-19.5%), 석유제품(-16.8%), 섬유류(-9.1%), 반도체(-4.3%), 일반기계(-1.6%), 자동차 부품(-0.2%) 등의 수출은 하락세로 전망했다.

글로벌 반도체 경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삼성전자 등이 합심해 경기도 용인에 들어설 첨단 반도체 국가산업단지의 기반 조성 관련 사업기간을 2년가량 단축하기로 했다. 국토교통부는 27일 경기 용인 삼성전자 기흥캠퍼스에서 경기도, 용인시,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환경부 등 지자체 및 관계부처와 함께 '제3차 범정부 추진지원단 회의'를 열고 용인 반도체 산단 조성을 위한 각종 지원 전략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다만 반도체 수출의 경우 이르면 4분기 초부터 수요 회복으로 업황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가 나왔다.

상반기에 이뤄진 메모리 감산 효과가 하반기 중 본격화하면서 메모리 가격 낙폭이 축소되는 등 '상저하고' 업황이 예상된다는 설명이다.

특히 3분기(7∼9월)부터는 휴대전화 등 일부 IT 기기 출하량이 회복세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하반기 DDR5(고성능 D램의 일종) 및 모바일 교체 수요가 증가해 D램 가격 하락세가 둔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무협은 낸드 가격 역시 현재 저점에 근접해 3분기부터 회복세가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5월 말 발표된 시장조사기관 옴디아(Omdia)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D램 고정가격은 올해 1분기 1.81달러, 2분기 1.43달러, 3분기 1.31달러, 4분기 1.28달러로 하락세를 보인다.

상반기 효자 품목이었던 자동차는 글로벌 수요가 감소하면서 하반기 수출은 감소세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1∼5월 친환경차 수출 대수는 총 31만9천159대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48.6% 증가하는 등 자동차 수출 호조세를 견인했다.

하지만 하반기에는 고금리 여파가 지속되면서 소비자의 구매력이 떨어지고 글로벌 수요 회복이 지연돼 수출 증가세가 둔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3분기까지 전기차 대기 수요가 소진되는 점도 자동차 수출 증가세 둔화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무협은 "하반기에도 소폭의 무역적자가 예상되지만 수출보다 수입이 빠르게 감소하면서 무역적자 폭은 지속해 완화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무협은 상·하반기를 합친 연간 전망에서는 수출 6천309억달러(7.7%↓), 수입 6천605억달러(9.7%↓)를 기록해 무역수지는 295억달러 적자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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